"투모로우 워"의 시간 여행

ko생성일: 2025. 11. 27.갱신일: 2025. 11. 27.

영화 "투모로우 워" 속 시간 여행 설정과 그 논리적 결과를 해석한 글

"투모로우 워"의 시간 여행

이 영화를 좋아한다. 다른 시간 여행 영화들처럼 여러 개연성 구멍이 있긴 하지만(《12 몽키즈》를 빼고 전부 그렇지 않나?), 그래도 그걸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제 하나가 필요하다. 영화 속 인물들은 실제로는 시간 여행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모른다는 가정이다.

영화 초반에 시간 여행 기술이 이렇게 설명된다. 그들은 시간의 두 지점을 잇는 다리를 만들 수 있는데, 이 두 지점은 "같은 강을 떠내려가는 뗏목"과 같다는 것이다. 하나가 미래로 나아가면 다른 하나도 똑같이 앞으로 나아간다. 또 이 시간 다리는 매우 불안정하고 조잡해서, 비상사태만 아니었으면 아직도 설치류 같은 것만 보내고 있었을 거라고 말한다.

미래 사람들의 발상은 이렇다. 미래에서 인류는 멸망 위기에 처해 있고, 그래서 병력이 필요하다. 과거에서 사람들을 데려와 병력을 보충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마구 데려올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침공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죽을 예정인 사람은 징집 대상이 된다. 적어도 주인공에게는 그렇게 적용된다. 가능한 한 많이 데려오되, 미래에 이미 존재하는 사람을 소멸시키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대충 그런 논리다.

하지만 그들이 이해하지 못한 점이 하나 있다. 처음으로 시간 다리를 가동한 순간, 시간이라는 "강"은 두 개의 평행한 흐름으로 갈라졌다는 사실이다. 앞서 가는 뗏목 위의 사람들은 자기들 자신의 과거에서 사람을 징집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타임라인이 훗날 같은 위협에 맞닥뜨렸을 때 필요로 하게 될 인구를 빼앗는 셈이다. 인구가 줄어들면 그만큼 혁신과 생산 능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언젠가 그 타임라인에 화이트 스파이크가 나타났을 때 이를 물리칠 가능성도 줄어든다.

이 말은 곧, 현재 타임라인에서 무엇을 하건 간에, 시간 다리로 연결된 저쪽 미래에는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CC0 ew0k, 202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