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 이르러 Docker Inc가 정체성을 찾기 위해 오케스트레이션, 개발자 도구, AI, 보안으로 잇따라 방향을 전환해온 과정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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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에 와서 Docker Inc(회사)가 자기 자리를 찾느라 고전하는 모습을 보는 건 묘하다.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는 방식을 혁신했던 회사로 출발한 도커는, 지속 가능한 수익과 시장에서의 관련성을 찾아 한 전략에서 다른 전략으로 방향을 꺾어 가며 여러 차례 정체성 위기를 겪어 왔다.
도커의 여정은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으려는 스타트업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다만 도커는 이미 제품-시장 적합성을 갖고 있었다. 모두가 사용하는 컨테이너라이제이션 표준을 그들이 만들었으니까. 문제는 도커 ‘기술’이 너무 성공한 나머지 도커 ‘회사’가 이를 수익화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핵심 제품이 범용화(커머디티화)되고 오픈소스가 되면, 가치를 더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Docker Swarm은 오케스트레이션 영역에서 쿠버네티스와 경쟁하려는 도커의 시도였다. 하지만 그 싸움은 쿠버네티스가 निर्ण정적으로 승리했고, 도커는 결국 스웜을 매각했다. 이는 도커가 풀스택 컨테이너 플랫폼이 되려는 시도에서 물러나,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분명한 신호였다.
한동안 도커는 개발자 경험에 집중하는 듯했다. 이는 타당했다. 개발자는 도커의 핵심 사용자이고, 그들의 워크플로를 개선하는 것은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2022년 6월 Atomist 인수에서 출발한 Docker Scout는 ‘소프트웨어 공급망(software supply chain)’ 역량을 가져왔다. Scout는 컨테이너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뿐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빌드되었고 취약점이 어디에 있는지까지 도커가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보안과 관측성(옵저버빌리티)이라는, 도커가 실제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영역으로 향한 영리한 한 수였다.
도커는 또한 Testcontainers를 만든 AtomicJar를 인수해 시프트-레프트(shift-left) 테스트 역량을 추가했다. Testcontainers는 개발자가 테스트 과정에서 실제 의존성(데이터베이스, 메시지 큐 등)을 컨테이너로 실행하게 해, 통합 테스트를 더 신뢰할 수 있게 만들고 프로덕션 환경에 더 가깝게 해준다.
이후 AI 피벗이 찾아왔다. Docker Model Runner가 등장하며 도커를 AI 모델 실행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했다. Docker Compose는 AI 에이전트와 모델을 지원하도록 확장되었다. AI 작업을 클라우드 규모의 GPU에서 실행하기 위한 Docker Offload도 도입되었다. 이어 Google Cloud, Microsoft Azure, 그리고 AI SDK(CrewAI, LangGraph, Vercel AI SDK)와의 파트너십도 뒤따랐다.
2025년 9월 MCP Defender 인수는 도커의 AI 보안 행보를 한층 굳혔다. 에이전틱(Agentic) AI 인프라를 보호하고 런타임 위협을 탐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이는 개발자 도구에서 AI 인프라로의 상당한 전환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도커는 하드닝(hardened) 이미지 시장으로 이동했다. 2025년 12월, 도커는 1,000개가 넘는 Docker Hardened Images를 Apache 2.0 라이선스로 무료 공개 오픈소스로 전환했고, 기존 이미지 대비 최대 95%까지 취약점을 줄였다고 했다. 이 움직임은 안전한 컨테이너 이미지 영역에서 Chainguard가 거둔 성공에 자극받아 촉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Chainguard는 최소화되고 안전한 컨테이너 이미지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해 왔고, 도커는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하드닝 이미지를 무료로 푼 것은 대담한 선택이다. 특히 오픈소스로 무료인 것과 경쟁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동시에 도커의 비즈니스 모델에 의문을 제기한다. 보안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팔고 있는가?
2025년 2월, 도커는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CEO 스콧 존스턴(Scott Johnston)을 교체하고, 오라클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의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부사장(EVP)이었던 돈 존슨(Don Johnson)을 새 CEO로 앉혔다. 이 리더십 전환은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에 의한 인수 가능성을 점치는 기술 분석가들의 예상을 불러일으켰다. CEO 교체와 잇따른 전략적 피벗을 함께 보면, 도커가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기보다 매각을 염두에 두고 포지셔닝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커의 전략 변화는, 자신들이 만든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 회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커가 개척한 컨테이너라이제이션 기술은 너무 성공한 나머지 ‘인프라’가 되었다. 모두가 사용하지만, 누구도 그 자체에 직접 돈을 내고 싶어 하진 않는 영역 말이다.
오케스트레이션(스웜)에서 개발자 도구(스카우트, 테스트컨테이너스)로, 다시 AI(모델 러너, MCP 디펜더)로, 그리고 보안(하드닝 이미지)으로의 피벗은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찾기 위해 여러 접근을 시험하는 회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각 피벗은 개별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함께 놓고 보면 장기적 비전이 뚜렷하지 않은 회사라는 인상을 준다.
하드닝 이미지 움직임은 특히 흥미롭다. 혁신으로 선도하기보다는 Chainguard의 성공에 대응하는 방어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무료이자 오픈소스로 만든 것은 강력한 경쟁 전략이지만,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도커라는 기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현대 소프트웨어 개발 인프라에 너무 깊게 박혀 있다. 하지만 도커라는 회사는? 그건 덜 명확하다. 리더십 교체, 인수 추측, 빠른 전략 전환은 Docker Inc가 장기적인 독립 기업을 만들기보다 엑싯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개발자에게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도커 컨테이너는 계속 동작할 것이고, 도커의 오픈소스 성격 덕분에 회사에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기술은 지속될 것이다. 다만 Docker Inc의 정체성 찾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지켜볼 가치가 있다. 컨테이너를 둘러싼 도구와 서비스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도커가 너무 성공적인 표준을 만들어 그것이 인프라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프라는 수익화하기 어렵다. Docker Inc가 제자리를 찾느라 겪는 고전은, 지나치게 성공해버린 오픈소스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경고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