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이지 못한 디자이너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5가지 습관과, 그것이 왜 그들의 영향력과 경력을 제한하는지에 대해 다룬 글
최근에 발행한 글인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가진 습관이 이 Substack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글 중 하나가 되었다. 이 글은 그 속편이다. 먼저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무엇을 하는지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최고의 디자이너들은 ‘효과적’이다. 그들은 더 높은 자기 인식과 사회성, 실용성을 갖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집착하는 ‘재능’은, 결국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별로 가치가 없다. 창의적인 천재라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도록 설득하는 창의적인 방법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짐작하겠지만, 최악의 디자이너들은 비효과적인 습관을 갖고 있다. 그들의 제안은 자주 무시당하고, 사기는 낮으며, 스스로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 ‘주도권’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다음은 최악의 디자이너들이 가진 습관들이다.
눈치가 없거나 / 안 본다.
당신의 꿈은 훌륭한 것을 디자인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의 클라이언트가 간신히 사업을 유지하고 있거나, 상사가 예산도 적고 리스크 감수 성향도 낮다면, 당신의 꿈은 조직 입장에선 아무 상관이 없다. 조직은 당신의 창의적인 꿈에 돈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최악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야망에만 빠져, 누가 자신에게 돈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돈을 주는지를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 프로젝트 팀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향력 있는 동료들을 움직이는 동기가 무엇인지, 어디서 싸움을 걸고 어디서는 물러서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잘난 척하는 태도.
디자이너들은 ‘좋은 디자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깔보는 이미지가 꽤 공고하다. 남을 심판하고 평가절하하는 태도로는, 그 사람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없다. 그런 태도는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고, 당신을 무시하고 싶게 만든다. 디자이너는 예술가로 고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상하게도 많은 디자이너가 제대로 된 성취도 없이 예술가 못지않은 자존심을 갖고 있다. 유명한 예술가들은 다루기 어려운 사람일 수 있지만, 그들은 그런 태도까지 감수하겠다고 나선 ‘팬’에게 고용된다. 대부분의 평범한 일터는 그렇지 않다.
수동적인 고립.
일터는 하나의 소셜 네트워크이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분명한 이점을 가진다. 디자이너는 ‘아이디어를 파는 사람’으로 돈을 받는다. 하지만 고립된 상태에서는, 사람들을 설득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게 만드는 일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 많은 디자이너는 내향적인 판타지 속에 산다. 언젠가,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이 텔레파시라도 쓰듯 자신의 아이디어의 퀄리티를 알아봐 줄 거라고 기대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조직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참여하는 것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디터 람스(Dieter Rams)나 폴라 셰어(Paula Scher) 같은 디자인 전설들조차도, 자신이 속한 조직을 설득해야만 했다.
학습된 무기력.
디자이너들은 종종, 자신이 일하는 직장이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는지 정확히 짚어낸다. 하지만 불평만 한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불평이 온전히 타당하고, 상황이 명백히 불공평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독성적인 리더, 무능한 동료, 성차별적인 문화, 잠재된 인종차별, 그리고 그 밖의 여러 불공정하고 답답한 조건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있을 수 있다. 이런 글을 읽는다고 해서, 당신이 그런 어려운 상황을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주도권’을 찾으려 하는 것이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하는 일이다. 바꿀 수 없는 것들(예: 중력 같은 문제)은 받아들이거나, 혹은 불만을 재구성해서 행동 가능한 문제로 만드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는 식으로 말이다.
호기심의 결여.
디자인 도그마는 위험하다. 디자이너가 읽는 책과 자료가 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이너를 위해 만들어진 것뿐이라면, 과거의 디자이너들이 반복해온 커리어 실수를 또다시 반복하기 쉽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늘 좌절해온 집단이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그 책임을 거의 항상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만 돌려 왔다. 최악의 디자이너들은 무지하며, 자신의 직업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똑같이 잘못된 불평과 변명을 반복하며, 스스로의 번아웃과 우울을 키운다. 자신의 블라인드 스폿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변하거나 성장하려 들지 않는다.
이 목록 외에도, 디자이너는 ‘직업적인 소수자’라는 점을 짚고 넘어갈 가치가 있다. 세상에도, 대부분의 조직 안에도 디자이너는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기본적인 것들(믿을 수 있고, 도움이 되며, 제시간에 일을 끝내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실린다. 우리는 이미 ‘무시당하기 쉬운’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고, 여기에 신뢰할 수 없고, 늘 늦고,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평까지 더해지면, 리더들이 우리를 뒤로 미루어도 된다는 추가적인 근거를 주게 된다.
나는 여기서 디자인 스킬이나 재능에 대해서는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다. 내 경험 대부분에서, 그것이 디자이너를 가로막는 ‘주요한 제약 조건’인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디자인 실력과 재능을 가진 디자이너라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존중받는다면, 세상의 대부분 조직에 상당한 가치를 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