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소송 끝에 AI의 힘으로 유리하게 사건을 종결시킨 스타트업 대표의 실전 경험과 AI를 활용한 법적 대응전략을 소개합니다. 미국 소송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와 기업가가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법, 그리고 실제 AI 활용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칼름 컴퍼니 펀드(Calm Company Fund)는 2년이 넘는 시간과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을 소모한 끝에, 우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을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종결지을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로 시작됐던 이 경험은, 자본력 있는 상대와의 싸움에서도 AI를 활용해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음을 알려준 특별한 수업이 되었습니다. 특히, 대형 법률 예산이 없는 창업가라면, 이 이야기가 여러분의 회사를 지켜줄 교훈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델라웨어의 법률 시스템은 피고에게 근본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합니다. 역설적으로 "American Rule"이라는 원칙에 의해,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상대방이 내 변호사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시간과 에너지의 손실에 대한 보상도 거의 없습니다. 베스트 시나리오도 결국 수천만 원을 들여서야 겨우 "나는 무죄"라는 현상 유지만 유지하는 것입니다. 미국 법체계는 허술하거나 허위에 가까운 주장에도 불구하고, "헛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보장하는 듯합니다.
재판까지 방어 비용은 엄청날 수 있습니다. 100만 달러(약 13억 원)는 일반적인 기대치입니다.
"그래도 소송이 정말 말도 안 되면, 판사가 그냥 '기각'하지 않나요?"
미국 법원을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합니다. 판사가 헛소송을 바로 기각할 기회는 두 번 있습니다. 하지만 각 단계의 기준을 보면, 피고가 방어 비용에서 보호받는 장치는 거의 없습니다. 두 단계를 살펴보죠.
비전문가가 떠올리는 바로 그 시나리오입니다. 상대가 아무 근거 없는 소송을 제기하면, 판사가 "이건 말도 안 된다"며 초기 단계에서 기각해줄 것 같죠. 실제로 기각을 통과하면 저렴하게 소송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델라웨어(미국 대부분 지역도 유사)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법원은 모든 충분히 주장된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원고에게 유리한 모든 합리적 추론을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원고가 승소할 수 없는 게 명확할 때만 소장을 기각할 수 있다.
즉, 거의 모든 주장, 특히 사실 관계는 사실로 간주해야 하며, '만약 모두 사실이라고 해도 원천적으로 소송이 안 된다'는 점을 증명해야 이길 수 있습니다. 예컨대 관할권 오류, 제소기한 만료, 자격 부족 등 '기술적 결함'이 있는 경우에만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질적으로 주장 내용의 진위나 법리의 의미 있는 타당성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기각을 이기지 못하면, 본격적인 '디스커버리' 과정 등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 과정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수억 원)이 들며, 내부 자료 제출 등 매우 소모적입니다.
디스커버리(사실조회)까지 마치고 나서는, 양쪽 모두 약식판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가 실질적으로 소송 초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송 자체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강력한 주장을 할 기회입니다. 하지만 기준은 엄격합니다.
“법정에 제출된 모든 자료(소장, 증언, 질의응답, 진술서 등)을 보아, 실질적 사실관계에 대한 진짜 쟁점이 존재하지 않으며, 현행 법률상 신청자가 즉시 승소해야 한다면 판결할 수 있다.”
즉, (1) 사실상 서로 이견이 없는 사안이어야 하고, (2) 기존 사실에 근거해 법리가 명백히 유리해야만 이 스포츠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민사소송은 쟁점 사실이 있기 마련이어서, 명확한 증거가 있더라도 쟁점이 있으면 이 단계를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이게 마지막 기회고, 양쪽 모두 매우 적은 확률만이 기각될 뿐입니다. 결국 절대 다수(98%)가 중간협상(합의)으로 끝나는 이유입니다.
모든 피고가 직면하는 비대칭 구조는 이렇습니다. 소송 끝까지 가면 누구든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고, 설령 이겨도 그 비용은 돌려받기 힘듭니다. 그러니 거의 모든 경우에 "지금 우리가 일부 돈을 받고 소송을 없애주든지, (상대가) 훨씬 많은 비용을 내고 패소 위험까지 감수하든지"라는 교착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창업가 인사이트 #1: 이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면 계약서의 문구 자체보다 '분쟁시 실제 싸울 만한 가치(수~3억 원)를 가진 사안'인가가 더 본질적인 문제가 됩니다. 문구가 아무리 완벽해도 상대가 딴지를 걸면 최소 100만 달러는 소송비용 각오를 해야 하니까요. 작은 금액의 분쟁은 결국 지출 여력(레버리지) 싸움이므로, 계약 단계에서 분쟁 소지와 리스크를 드러내는 게 훨씬 낫고, 쓸데없는 문구 강화에 비용을 쏟지 마세요.
이제 저는 왜 숙련된 사업가들이 "노 어쌔홀(No Asshole) 정책"을 고수하는지 깊이 이해합니다. 한 번의 소송으로 평생 쌓은 것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만 일하세요.
저는 2년 전 처음으로 피소됐습니다. 구체적 사실은 생략하고, 소송 과정을 거치며 내렸던 결정, 느낀 점, 배운 점을 공유합니다.
첫 번째 난관은, 주요 변호인이 델라웨어 소재가 아니었고, 현지 변호사를 즉시 구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생소한 변호사를 급하게 골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 이슈를 맡겨야 하는데 시간이 없습니다. 소송은 반응 기한도 빠듯합니다.
전문가와 일할 때, 대부분은 그들을 의사(특히 암 전문의)나 시공업자 중 하나로 분류합니다.
변호사를 대개 의사처럼 대하는데, 실제로는 시공업자처럼 대해야 합니다.
소송 초기에 주변 지인들은 "이건 말도 안 된다, 피해 없을 것"이라 조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CEO답게, 전문가(변호사)에게 위임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되돌아보니 큰 실수였습니다.
비싸게 방어할 여유가 없다면, 법적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창업가(Founder)가 직접 주도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변호사에게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으면, 그들은 가장 완벽한 대응, 즉 모든 절차에 다 대응하고 상대의 주장 하나하나에 꼼꼼히 방어합니다. 이게 바로 돌려막기 소모전의 시작입니다.
변호사는 보통 이 싸움에서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오히려 상대에게 레버리지를 쌓는 창의적인 전략을 잘 제시해주지 않습니다. 자세히 따져보면, 그저 ‘최고로 비싼 방법’의 경로대로만 몰고 갑니다.
상대 입장에서 “계속 소송하면 너희가 망한다”는 메시지를, 더 적은 비용에 분명하게 주는 게 주요 전략입니다.
저는 오랜 시간 1,000달러/시급을 내며, 변호사들이 쓸데없는 서류와 행정에만 집중하는 걸 지켜보거나, 전략적 옵션은 거의 제시받지 못했습니다. 법률비용이 쌓인 만큼, 내 선택지도 갈수록 좁아졌습니다. 그 때, 파트너가 제게 스스로 주도권을 쥐고 문제를 정면 돌파하라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녀가 옳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저는 AI로 모든 계약서, 서류, 판례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AI와 함께 강한 관점을 세워 변호사 미팅에 임했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기존 변호사들은 이런 태도를 달가워하지 않았고, 결국 교체했습니다.
AI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저는 변호사에게 AI 사용을 직접 알리진 않았지만, 전략적 의사결정에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변호사들도 완전한 위임에는 익숙하지만, 주도권을 잡으려면 애초에 명확히 해야 합니다. 만약 변호사가 전략적 주도권을 심하게 싫어하면 새로운 변호사를 찾으세요.
미국 소송은 부유한 쪽이 레버리지를 행사하기 쉽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모든 단계가 자동으로 비싼 절차로 들어가는 구조니까요. "뭐부터 할까요?"라고 물으면, 변호사는 가장 비싼 코스만 안내합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소송이 결국 레버리지와 협상 게임으로 귀결되는 겁니다.
창업가 인사이트 #2: 반드시 변호사에게 예산 한도를 명확히 제시하고, "우리는 큰 돈을 쓸 수 없으니, 비용 소모전 말고 저비용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분명히 하세요. 실제로 AI로 비용을 극적으로 절감하니, 상대방이 10배 더 쓰면 협상력이 생깁니다.
AI는 전략 코치로는 훌륭하지만, 전략 자체를 완전히 맡길 수는 없습니다.
장기 소송은 심리적으로 극한의 환경입니다. 평소라면 내가 "선택"해서 힘든 일을 한다고 버텼지만, 소송은 단 1%도 내 선택이 아니라 관심도 없는 일에 인생과 돈, 에너지가 다 빨립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급진적 인정(Radical Acceptance)을 연습하게 되었고, 바꿀 수 없는 현실과 공존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도서 《유나더드 소울(The Untethered Soul)》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자 역시 복수연도 소송 중 쓴 책이라 더 공감됐습니다.
법률 제약을 지키며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변호사는 공개를 만류하지만, 소송은 사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창업가라면: 감추거나 미화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주변에서는 진심으로 도와주려 합니다.
투자자·이해관계자라면: 소송 중인 창업가에게 충분한 여유와 배려를 주세요. 심리적으로 엄청난 부담임을 기억하세요.
모든 창업가가 AI로 법률 이슈를 직접 다루기 시작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계약은 언어이고, 대형언어모델은 이것을 훌륭하게 해석, 분석, 작성합니다. 실제 변호사는 전략 코치 또는 자문가로 활용하고,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문서 작업은 AI에 맡기세요.
이 경험을 통해, 법 시스템이 피고에겐 불리하지만 AI가 진입장벽을 낮춰줄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핵심은 AI를 나의 이해력·전략적 사고의 곱셈기로 삼고, 인간적 판단력의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어떤 변호사도 "법률 전략은 네가 이해·영향력 행사할 수 없는 일"이라 말하게 두지 마세요. AI를 코치 삼아 법률적 운명을 직접 주도하세요. 효율적 비용 운영이 곧 경쟁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