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조 개발이 토론과 창작을 어떻게 평범하고 얕게 만드는지, 그리고 원창적 사고가 왜 ‘일을 대신 맡기는 것’으로는 나오지 않는지에 대한 글.
게시일: 2026-02-19 태그: ai
이 글은 최근 해커 뉴스(Hacker News)에서 내가 남긴 댓글을 좀 더 풀어쓴 것이다. “Show HN” 제출물의 양은 늘고 질은 떨어졌다는 내용을 다룬 블로그 글을 보고 한 말이었다.
나는 실제로 AI 보조 개발을 싫어하진 않는다. 도구는 도구이고, 유용하다고 느낀다면 쓰는 게 맞다. 하지만 ‘바이브 코딩’된 Show HN 프로젝트들은 전반적으로 꽤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거기에 많은 작업이 들어가 있지 않고, 그 결과 작성자(조종사?)는 문제 공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딱히 나눌 만한 토론도 별로 없다. AI 이전의 Show HN에서 멋졌던 점은, 내가 생각해온 기간보다 훨씬 더 오래 어떤 문제를 고민해온 사람과 대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관점을 접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진짜 기회였다.
내 느낌으로는, AI가 프로그래밍 논의를 이렇게 만들어버렸다. 프로그래밍에 대해 흥미로운 말을 할 게 없는, 지루한 프로젝트를 가진 지루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건 Show HN이나 심지어 Hacker News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어디에서나 보게 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의 일부는, 원래는 프로그래밍을 자주 하지 않던 사람들이 제품을 만드는 재미에 휩쓸려 들어오면서 생긴 단순한 증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훨씬 더 나쁘다는 주장을 펼쳐보고 싶다.
AI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든다.
AI 모델은 독창적인 사고에 극도로 서툴다. 그래서 어떤 사고를 LLM에 맡겨버리면, 그 결과는 대체로 별로 독창적이지 않게 된다. 설령 모델이 대화의 입력을 ‘대단한 천재적 통찰’로 치켜세우는 데에는 매우 능숙하더라도 말이다.
당신이 익숙하지 않은 주제를 탐색하는 중이라면 이것이 장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블로그 글을 쓰거나, 제품을 설계하거나, 혹은 그 밖의 어떤 형태로든 ‘독창적인 작업’을 하려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서 작업을 조향하고 고수준의 사고를 하는 ‘인간이 루프 안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 전제는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바로 당신이 LLM에 떠넘기고 있는 그 작업의 결과로 나온다. 인간이 루프 안에 있다고 해서 AI가 사람처럼 더 생각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사고가 AI 출력처럼 더 변한다.
인간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식은 보통 오랜 시간 어떤 문제에 몰입하는 것인데, LLM이 생각을 대신하면 그런 일은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얕고 표면적인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그것을 말로 옮기려 할 때 더 다듬어진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에세이를 쓰게 한다. 그래서 교수들에게 학부생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AI 모델에 프롬프트를 던지는 것은 아이디어를 ‘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출력은 얻을 수 있지만, 발상(ideation)이라는 관점에서 그 출력은 버려도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굴삭기로 웨이트를 들어 올린다고 근육이 생기진 않는다. GPU로 생각한다고 흥미로운 생각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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