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엉망화(Enshittification)’

ko생성일: 2025. 5. 11.갱신일: 2025. 6. 9.

플랫폼들이 경쟁력을 잃고 사용자를 희생시키며 기업 중심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진단한 코리 닥터로우의 비판적 에세이.

틱톡의 ‘엉망화(Enshittification)’

플랫폼은 이렇게 죽는다. 처음엔 사용자에게 잘해주고, 그 다음엔 비즈니스 고객을 위해 사용자를 희생시킨다. 마지막에는 그 비즈니스 고객마저 쥐어짜 회사 자신만 이득을 챙긴다. 그리고 이내 죽는다.

나는 이것을 _엉망화(enshittification)_라고 부른다. 이는 플랫폼이 가치 배분 방식을 쉽게 바꿀 수 있고, 동시에 플랫폼이 구매자와 판매자라는 두 집단을 각각 인질로 잡아 중간에서 점점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양면시장"의 특성 때문에 거의 피할 수 없이 일어난다.

플랫폼이 처음 생길 때는 사용자가 필요하므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한다. 아마존을 생각해보자. 오랜 세월 적자를 감수하며 자본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당신의 모든 구매를 보조해줬다. 원가 이하로 상품을 팔고 배송도 싸게 해줬다. 검색도 깔끔했다.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면 정말 보여줬다.

아마존 고객에겐 최고의 거래였다. 우리는 몰려들었고, 오프라인 소매점들은 힘을 잃었으며, 아마존을 벗어나기 점점 어려워졌다. 아마존은 DRM이 걸린 e북과 오디오북도 팔았는데, 여기 돈을 쓰면 사실상 아마존에서 앱을 지우면 해당 미디어도 포기해야 했다. 게다가 프라임 멤버십을 팔아 1년치 배송료를 선결제하게 만들었다. 프라임 회원은 쇼핑을 아마존에서 시작하고, 90%는 아마존 외 검색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비즈니스 고객, 즉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도 유인했다. 그들이 몰려들자 이번에는 공급자를 보조하기 시작한다. 킨들, 오더블의 창작자들에게도 후했다. 판매자는 큰 시장을 접했고, 아마존은 수수료를 낮게 받았다.

이 전략 덕분에 사람들은 아마존 외에는 어디서든 찾기 어렵게 되었고, 검색도 아마존에서만 하게 됐다. 판매자 역시 반드시 아마존에서 팔아야만 했다. 그때부터 아마존은 비즈니스 고객의 '잉여'를 회사 주주에게 돌리기 시작한다. 오늘날 판매자는 상품가의 45% 이상을 '유령 수수료'로 아마존에 바친다. 310억 달러짜리 광고 프로그램 역시 사실상 광고 수수료를 경쟁하게 한 것일 뿐이다.

아마존에서 검색하면 결과 맨 위에는 당신의 검색과 가장 잘 맞는 제품이 아니라, 많은 돈을 지불한 판매자 제품이 나온다. 이 수수료는 가격에 반영되고, 아마존 최혜국 조항 때문에 판매자는 타사에서 더 싸게 팔 수도 없다. 그래서 아마존은 모든 소매점 가격을 밀어 올렸다.

"고양이 침대"를 검색하면 첫 화면 전체가 광고고, 이 중엔 판매자 제품을 표절한 아마존 PB제품도 있다(서드파티는 45%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아마존 PB는 이 수수료를 면제받음). ‘고양이 침대’ 검색 결과 첫 5페이지의 절반이 광고다.

이게 바로 ‘엉망화’다. 처음에는 혜택이 사용자에게 돌아가고, 일단 락인되면 공급자에게 간다. 그리고 이들도 또 묶여있으면 모든 잉여는 주주로 몰아 플랫폼은 쓸모 없는 쓰레기가 된다. 모바일 앱스토어, 스팀, 페이스북, 트위터까지 이 모든 플랫폼이 겪는 수명주기다.

캣 발렌테가 언급했듯 플랫폼은 한순간에 바뀐다. 각종 소셜 커넥션의 장에서 "그만 대화하고 뭔가 사라"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런 잉여의 ‘쉘 게임’이 페이스북에 일어난 일이다. 처음에 페이스북은 당신에게 좋은 공간이었다.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글을 보여줬다. 어느 시점에 대다수 가까운 사람이 페북에 모이면 떠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어디로 갈지 합의해야 한다. 친구들끼리 밥 한 번 먹으러 가는 영화도 못 고르는데 말이다.

그 다음에는 팔로우하지 않은 계정의 포스팅이 피드에 잔뜩 등장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미디어 회사였다. 유저 피드에 언론사 기사나 블로그를 집어넣어 트래픽을 유도했다. 언론사도 페북 트래픽에 의존하자, 페북은 다시 그 트래픽을 줄인다. 특히 언론사가 피드 안에서 링크로 본인 사이트로 보내는 걸 막기 위해, 전체 텍스트를 페북 울타리 안으로 들여오게 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사는 점점 더 페북에 의존하게 됐다. 독자들도 본인들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보는 것이 익숙해졌다. 언론사는 독자의 인질이 되었고, 독자도 서로의 인질이 된 셈이다. 결국 페북은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구독한 기사조차 유료로 "부스팅"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도록 조정한다.

이제 페북은 광고도 더 많이 집어넣는다. 들어보고 싶은 사람, 듣고 싶지 않은 낯선 사람까지 무차별적으로 섞어 광고를 밀어준다. 비동의로 수집한 개인정보 덕분에 광고주에겐 아주 저렴하게 정밀 타겟팅을 제공했고, 판매자들도 여기에 목이 매기 시작한다. 이제 페북은 광고 단가를 확 올리고 광고 사기에도 별 신경을 안 쓴다. 그리고 구글과 불법으로 광고 시장을 담합해 조작하기까지 했다.

오늘날의 페이스북은 완전히 ‘엉망화’된 참상이다. 사용자, 언론사, 광고주 모두에게 끔찍한 공간이 됐다. 페북은 믿었던 매체를 ‘동영상 피벗’으로 내몰다 허위 통계로 수많은 언론을 쫑냈다. 수십억을 쏟아부은 동영상에 정작 시청자는 없었고, 미디어는 줄줄이 망했다.

이제 페북은 스스로 "메타"라 명명하고, 우리를 다리 없는 만화 캐릭터로 (감시가 심한) 메타버스에서 살라 강요한다. 메타버스용 앱 개발자에게 예전처럼 갑자기 발을 빼지는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누가 믿을지는 미지수다. 마크 저커버그가 하버드 학생들이 개인 정보를 내놨을 때 했던 말이 씁쓸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 "날 믿는다"고. 멍청한 놈들.

‘엉망화’ 패턴을 이해하면 수많은 플랫폼 신비가 풀린다. SEO 시장, 온라인 크리에이터가 갑작스런 알고리즘 변화에 긴장하며 무용한 플랫폼 점괘 풀이를 하는 세상에서, 무슨 규칙을 위반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 ‘알바 사장님’ 밑에서 일하는 모양새다. 콘텐츠 검열은 ‘불투명성으로 안전 확보’가 유일하게 허용된 분야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Tracking Exposed" 같은 단체와 자원봉사자, 자동 브라우저 군단이 알고리즘의 자의적 판정 체계를 밝혀내 사용자 맞춤 조작성은 물론, 크리에이터의 ‘임금 도둑질(섀도밴)’도 막으려 노력 중이다.

그런데 만약 근본 논리 자체가 없다면? 혹은 플랫폼의 우선순위가 바뀌면 알고리즘 논리도 바뀐다면? 시골 유원지에 가면 큰 곰인형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곰인형을 놓치게 조작된 리깅된 게임에서 이긴 덕이다. 카니(운영자)가 원할 때만 사람들이 이긴다. 왜 허락했냐? 다른 이들이 혹해서 돈을 쓰게 만들기 위해서다.

플랫폼도 이런 곰인형을 핵심 센터 크리에이터에게 나눠주며, 새로운 사용자와 크리에이터를 끌어들여 플랫폼에 종속시킨다.

여기서 틱톡 얘기로 넘어간다. 틱톡은 여러 가지다. 십대가 스마트폰에서 쓰는 ‘무료 어도비 프리미어’면서도, 초창기 성공의 원천은 추천 알고리즘이다. 틱톡은 사용자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매우, 매우 잘 판단했다. 소름 돋도록 잘.

정의로운 추천은 틱톡에 대중을 몰려오게 했다. 이제 닦아놓은 시장을 공고히 하고, 아직 유튜브/인스타에 남은 크리에이터와 미디어를 빼내오려 한다.

어제, 포브스의 에밀리 베이커-화이트는 내부 소스를 인용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내 직원이 임의로 영상을 ‘핫하게’ 만드는 "히팅툴(heating tool)"이 있음을 폭로했다. 이 툴로 특정 계정 동영상을 수백만 명 "추천피드"에 집어넣는 것이다.

틱톡은 알고리즘이 당신의 앱 활동을 분석해 영상을 추천한다고 홍보한다. 실제로는 가끔만 그렇고, 나머지는 틱톡이 직접 골라 넣어준다. 표면적으론 사용자 경험을 위한다지만, 실상 크리에이터들에겐 플랫폼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심어주고자 인기 동영상을 슬쩍 "밀어준다." 포브스에 따르면 "히팅은 파트너십이 필요한 인플루언서나 브랜드에 사용돼, 그들의 조회수를 부풀려줬다"고 한다.

즉, 틱톡은 곰인형을 나눠준다.

하지만 틱톡의 사업은 곰인형을 퍼주는 것이 아니다. 틱톡 역시 결국 인간을 장기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모든 '주목'을 최대한 회수하는 인공지능 집단 생명체다. 필요한 사람을 충분히 길들일 때까지만 곰인형(어텐션)을 주고, 곧바로 수익화로 전환한다.

"수익화(monetize)"란 끔찍한 단어다. 실제로 "주목 경제"는 환상이다. 주목은 교환수단이나 가치저장 수단, 회계 단위가 아니다. 크립토(암호화폐)처럼 실제로는 무가치한 토큰이지만, 누군가를 속이거나 강제해 주식(법정통화)을 받아낼 수 있을 때만 가치가 생긴다. 그래서 "수익화"란 '가짜 돈을 진짜 돈과 바꾼다'는 의미다.

크립토 사례를 보자. 대부분은 속임수로 가짜 곰인형을 나눠주고, "진짜 신자" 집단을 만들어 다른 이들이도 (속아서) 피치바구니 게임에 돈을 쓰게 한다.

하지만 속임수만으론 한계가 있다. 궁극적으론 강제력이 필요하다. 미국 기업이 확정급여형 연금제 대신 시장형 401(k) 연금제로 전환한 게 대표적이다. 개개인을 사기 카지노에 들이밀어 사기쳐서 수익을 챙긴 꼴이다.

초기 크립토 유동성은 랜섬웨어에서 나왔다. 범죄자로부터 데이터가 털린 기업이나 개인이 가짜 크립토를 진짜 돈으로 바꾸면서 최소 유동성이 생겼다.

다음은 "웹3"라는 이름의 강제였다. 인터넷 곳곳을 지불 게이트로 만들어 진짜 돈으로 가짜 크립토를 사야만 통과할 수 있게 한다. 인터넷은 생존조건이나 마찬가지고, 가족, 일, 정치, 건강, 연애, 모두가 온라인에 의존한다. 이 조건 위에 크립토 통행세를 부과해 진짜 돈을 뜯으려는 것이다.

틱톡의 ‘히팅’ 남발도 신규 크리에이터와 언론사를 진정한 신도로 만들기 위한 유인책이다. 다른 플랫폼에서 관객을 빼오게 하고, (틱톡만의 고유 포맷 때문에 경쟁 플랫폼에 영상 재활용도 어렵게 만든다.)

이들이 제대로 넘어오고 나면 다음 단계다. '히팅'을 줄이기 시작한다. 더 이상 본인이 찾지도 않은 영상이 사용자피드에 뜨지 않고, 구독자는 점점 줄어든다. 틱톡이 부여하는 '무료 어텐션'을 거둬들이고,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퍼포머들에게 곰인형을 줄 준비를 한다.

알고리즘에서 디프리퍼런싱(우선순위 하향)이 적용되는 것뿐 아니라, 원래 구독한 사용자에게도 영상을 안 보여주는 패널티까지 준다. 그 이유는, 사용자가 보고 싶어서 본 영상을 틱톡이 넣어주는 매번, 틱톡이 보여주고 싶은 영상을 넣을 기회를 한 번 잃기 때문이다. 당신의 주목 자체가 틱톡이 유인하고픈 크리에이터에게 넘겨주는 곰인형이다.

이것이 바로 트위터가 '엉망화’하는 과정에서 벌이는 일이다. '수익화' 변경 후, 당신을 팔로우하는 대다수는 당신이 쓴 글조차 보지 못한다. 트위터에 50만 명 팔로워가 있어도, 옛날엔 수십만~수백만 조회수를 찍던 쓰레드가 이제는 겨우 수백, 많아야 수천이다.

나는 트위터 블루에 8달러를 냈다. 그 회사가 돈을 내야만 내가 쓴 글을 팔로워에게 보여준다고 암시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 출범 이래 가장 오래된 전쟁 중 하나, "끝-끝 싸움(end-to-end)의 최근 국면"이다.

초기엔 벨헤드와 넷헤드가 있었다. 벨헤드는 대형 통신사 직원으로 망의 모든 가치는 운반자(통신사)에 속해야 한다고 믿었다. 새로운 기능(예, 발신자 표시)이 생기면 그 요금을 매달 받아야 했다. 이게 바로 소프트웨어-서비스-모델(옛 마벨 방식)이다.

넷헤드는 그와 달리, 가치는 네트워크의 말단, 사용자 쪽으로 분산돼야 한다고 봤다. 이론상 콤퓨서브는 이메일의 "From:’" 필드를 2.99불에 유료로 만들어 '누가 얘기하는지' 알려주기 전에 돈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넷헤드는 다양한 오퍼와 경쟁, 저렴하고 빠른 경쟁사 이동(상호운용성, 인터오퍼러빌리티) 환경을 원했다. 기술이 세상과 완전히 엮이고, 모든 게 렌트 독점에 봉쇄되지 않은, 혁신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게 "끝-끝 원칙(end-to-end)"이다. 메시지는 네트워크 사업체의 돈벌이 욕심과 상관없어야 하며, 사용자 의지가 네트워크의 작동 원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서비스 차원의 끝-끝 원칙은 사라졌다. 극우는 트위터 관리 부실의 원인을 "깨어있는 그림자 금지(섀도밴)"로 몰았다. 하지만 실제 위험은, 트위터가 당신 글을 보여주지 않는 이유가 트위터의 깊은 국가질서가 아니라,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피드를 엉망으로 만들고 몸값을 요구하기 때문이란 점이다.

처음에도 말했듯 ‘엉망화’는 플랫폼 자본주의의 거부할 수 없는 중력처럼 작동한다. 다이얼을 11까지 올리기 너무 쉽다. 트위터는 다수 인력을 해고하고도 몇 남은 H1B 노동자들의 무력한 손에 의존한 채 다이얼을 끝까지 올렸다.

상호운용성 차단은 ‘엉망화’의 유혹을 더한다. 트위터는 써드파티 클라이언트와 API를 막고, 마스토돈 계정 주소만 넣어도 계정을 제재한다. 떠나기 어렵게 만들어, 더 많은 ‘엉망화'를 강요에 가까운 수준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트위터는 '프로토콜'이 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블루스카이 같은 분산형 피드가 트위터에 제대로 통합된다면, 사용자가 자기 피드를 엉망화를 최소화하도록 디자인하거나, 사회적 네트워크를 보존하고도 서비스 탈퇴가 쉽다면, 트위터의 ‘수익화’ 전략은 대부분 사라진다.

‘엉망화’ 전략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적정선이 필요하다. 아무리 락인된 유저라도 한계에 다다르면 떠나버리거나 강제 이주된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아나테프카 마을 사람들이 끔찍한 침탈에도 결국 멱살 잡혀 떠난 것처럼.

‘엉망화’ 경영진, 제품 매니저, 행동주의 주주 모두 단기 수익을 선호하고, 누가 씨앗마저 먹어치우나 경쟁한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인터넷이 이미 서로의 스크린샷만 가득한 5개의 거대 사이트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독점화됐다면, 더 적은 대안이 생기고, 생겨도 곧 인수되어 ‘엉망화’에 통합된다. 페북 유저가 인스타로 빠지자 저커버그가 인스타를 인수한 것처럼. 그가 말한다, "경쟁보다 매수가 낫다."

이 동학이야말로 아마존 스마일의 부상과 몰락의 밑바탕이다. 아마존은 사용자가 직접 검색해서 제품을 찾을 때만 구매 금액 중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해줬다. 아마존 고객을 계속해서 점점 더 엉망이 되는 검색창에 묶어두고, 구글 등 타사 검색툴을 쓰지 못하게 한 것이다. 구글은 검색 결과에서 직접 제품 링크로 보내고, 그 클릭 건당 아마존에 수수료를 받았다.

아마존 스마일의 소멸은, 구글 검색마저 점점 더 엉망이 되는 현상과 맞물린다. 유일하게 직접 만든 까닭에 성공한 서비스였지만, 나머지는 모두 인수(동영상, 문서, 클라우드, 광고, 모바일 등)나, 복제품(Gmail은 핫메일 클론), 타사 기술(크롬) 도입이었다.

구글 검색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1998년 논문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그들은 "광고에 의해 운영되는 검색엔진은 항상 광고주에게 편향되고, 소비자 이익엔 어긋날 수밖에 없다"고 썼다.

하지만 그런 근본적 지식을 갖고도 구글은 ‘엉망화’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오늘날 구글의 검색 결과는 자사 서비스 홍보와, 광고 수익에 집착한 기형적 링크, 기생 SEO 쓰레기 등 무용지물의 늪이 됐다.

‘엉망화’의 말로는 죽음이다. 구글은 최근 1만 2천 명을 해고했고, "AI 챗봇" 대두에 공황 상태다. 이제 새로운 AI 검색엔진에 올인한다는데, 이건 사용자가 원한 결과가 아니라 "알아서 좋다고 판단되는 것"만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이론상 탁월한 추천이 가능하다지만, 구글 내 제품 담당자·경영진·주주의 엄청난 유인 탓에, 사용자 불만의 막바지까지 엉망화를 밀어붙이는 설계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혹시 어찌어찌 절묘한 균형에 성공하더라도 이건 매우 불안정하다. 외생적 충격, 즉 틱톡처럼 빅테크의 진입장벽을 뚫는 경쟁자, 사생활 스캔들, 노동자 반란 등이 한순간에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

‘엉망화’는 확실히 플랫폼의 종말이다. 그건 오히려 괜찮은 일이다. 우리는 인터넷에 영원한 지배자가 필요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일하는 방식이 계속 나와야 한다. 정책이나 규제는 이미 죽어가는 플랫폼의 생명 연장보다, 사용자들의 전환 비용 최소화에 집중해야 한다. 끝-끝 권리 같은 사용권이 법제화되면, 좀비가 된 플랫폼도 의욕 있는 창작자와 청자가 끈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책은 "탈출의 자유", 곧 플랫폼을 떠나더라도 커뮤니티나 데이터, 구입한 미디어를 계속 보존하며 타 서비스에서 이어갈 수 있는 권리 보장에 집중해야 한다.

넷헤드가 옳았다. 기술 주권, 자기결정권은 기술기업의 이윤 논리와 충돌한다. 그들은 우리의 말할 자유, 연결할 자유, 떠날 자유를 빼앗을 때 더 잘 번다.

수년간 틱톡의 비판자조차도 감시와 기이한 요소를 인정하면서도, 그것만큼은 정말로 사용자가 무엇을 보고 싶은지 잘 맞췄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틱톡도 결국 자기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당신에게 보여주는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엉망화’는 이제 시작됐고, 멈추긴 어려워졌다.

이제 틱톡을 구하기엔 너무 늦었다. 엉망화에 감염된 지금, 남은 건 불로 없애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