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유용하다고 해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

ko생성일: 2025. 6. 2.갱신일: 2025. 6. 22.

경력에서 '유용함'과 '가치있음'의 미묘한 차이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내며, 두 개념의 신호와 차이를 짚는 글입니다.

당신이 유용하다고 해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

그 차이는 미묘할 수 있다

경력이 쌓이면 '유용함'과 '가치있음'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겉보기엔 둘이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승진, 기대 이상의 보너스, 특별한 스톡 어워드 등 겉으로 보이는 신호들이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깊이 들여다보고 미묘한 신호들을 분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용하다'는 것은 특정 분야에서 일을 잘 해내서, 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 일을 전적으로 여러분에게 맡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신뢰받고, 효율적이며, 단기적으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주로 '빈틈을 채워주는 사람', 반드시 해야 하지만 회사의 핵심 전략과 연관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을 해내는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저거 맡아서 실수 없이 처리해”가 여러분의 미션이고, 리더십 체계에 골칫거리를 덜어줄수록 보상은 커집니다.

'가치 있다'는 것은, 단순한 실행자에 그치지 않고 방향 설정에도 참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의미 있는 방법으로 성장하고 회사의 중요한 부분에 기여할 기회가 주어지고, 여러분의 전문성과 역량이 필요로 된다는 의미지요.

저 역시 이 차이를 완전히 깨닫기까지 몇 년이 걸렸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가치 있는 인재라면 명확하게 발전할 수 있는 경로가 보일 것이고, 전략적인 역할과 중요한 의사결정에 더 많이 관여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단지 유용한 인재라면, 역할이 점점 고여 있는 듯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의 경력에서 이 차이를 분명히 알게 해줬던 두 가지 상반된 경험을 들려드리겠습니다.

구조조정 시기에 느낀 '가치 있음'

제가 인디비주얼 컨트리뷰터(IC)였을 때, 회사가 상당히 힘든 시기를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분기엔 실적 가이던스를 크게 놓쳤고,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습니다. 팀들이 통째로 해체되고, 제 매니저도 해고 대상이었기에 저 역시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구조조정 명단에 오르기는커녕 큰 규모의 유인 보너스(총 연봉의 50%, 1년 베스팅 조건)가 제안됐습니다.

리더십은 저에게 단순히 과거 성과 때문만이 아니라, 앞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만들어갈 핵심 인재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줬습니다. 비즈니스가 점점 더 디지털화되면서, 제가 보유한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죠. 흥미롭게도 이것은 단순 성과평가나 보너스에서 확인된 게 아니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앞으로의 미션을 함께할 '진짜 중요한 인재'를 가려내야 하는 순간 발현된 신호였습니다.

유용함의 보상

이후 저는 겉보기엔 성공적으로 보이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목표를 계속 달성하며, 리더십의 인정을 받고, 보너스와 스톡 그랜트 등도 넉넉하게 받았습니다. 회사가 저를 꼭 붙잡고 싶어 한다는 신호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보상은 받지만, 새로운 문제나 전략적 논의에는 좀처럼 불려들지 않는 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앞으로 어떤 경로가 원하는지,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한 대화는 아무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문제 해결과 운영의 '해결사', 급한 불 끄는 사람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좀 더 전략적이거나 야심찬 영역으로 확장하려 할 때마다 “나중에 생각해보자”는 식으로 미뤄지고 별 진척이 없었습니다. 조직에 엄청나게 유용한 인재가 되었지만, 반드시 가치 있는 인재는 아니었고, 서서히 정체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보상도 충분했고, 업무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그냥 관리인 역할' 정도의 인식이 제 동기부여를 꺾었습니다. 결국 저는 다른 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여러분이 어느 쪽에 속해 있는지 고민된다면, 잠시 한 걸음 물러서서 겉으로 드러나는 신호 이상을 관찰해보시길 권합니다. 여러분은 가치 있는 인재입니까, 아니면 그냥 유용한 인재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