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통제권

ko생성일: 2025. 6. 4.

창업자가 시리즈 A 투자 이후에도 이사회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는 변화와 그 의미를 설명합니다.

창업자 통제권

Image 1: Founder Control

2010년 12월

우리가 투자한 한 팀의 창업자가 최근 벤처캐피털(VC)과 이야기를 하면서, 시리즈 A 라운드 이후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이사회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흔한 일인지 내게 물어봤다. 그에게 VC들은 이런 일은 거의 없다며 말했단다.

10년 전만 해도 사실 그랬다. 과거에는 창업자가 시리즈 A를 거치고도 이사회 통제권을 유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전통적인 시리즈 A 이사회 구성은 창업자 2명, VC 2명, 그리고 독립 이사 1명으로 이루어졌었다. 최근에는 창업자 1명, VC 1명, 독립 이사 1명 식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 어느 쪽이든, 창업자 측이 다수를 잃는 구조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페이스북의 시리즈 A 이후에도 이사회 통제권을 유지했고,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다. 마크 핑커스(Mark Pincus)도 징가(Zynga)에 대해 동일하게 지켰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예외적인가? 창업자가 시리즈 A 이후에도 통제권을 유지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우리 펀딩을 받은 회사 가운데 몇 군데 사례를 들은 적은 있지만,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몰라서 ycfounders 메일링 리스트에 이메일을 돌렸다.

답변을 받고 놀랐다. 우리가 투자한 12개 회사에서, 창업자들은 시리즈 A 이후에도 아직 이사회 과반수를 갖고 있었다.

나는 지금이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여전히 많은 VC들은 시리즈 A 이후에 창업자가 이사회 통제권을 유지하는 일이 전례 없는 일인 것처럼 행동한다. 많은 VC들은 창업자가 이런 걸 요구하기만 해도 마치 초보이거나 통제광이라는 듯 기분 나쁘게 만든다. 하지만 내가 연락받은 창업자들은 초보도, 통제광도 아니다. 혹 만약 그런 면이 있다 해도, 마크 저커버그 같은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VC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대상이다.

창업자가 시리즈 A 이후에도 이사회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히 최근 들어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심각한 재정적 위기가 없다면, 앞으로 1년 내에 이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회사 통제권 문제는 단순히 이사회 내 표결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 투자자들은 종종 회사 매각 등 주요 결정에 대해 이사 수와 별개로 비토권을 갖는다. 그리고 실제 이사회 투표는 거의 나뉘지 않는다. 투표 전 토론에서 이미 결론이 나고, 보통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하지만 이런 토론에서 의견이 갈릴 때, 표에서 질 게 분명한 쪽은 주장에 힘을 덜 싣게 된다. 실질적으로 이사회 통제력이란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주주 이익을 위하는 결정에서 과반 이사회가 있으면 그 의견이 우선된다.

그래서 이사회 통제력이 전적인 통제권은 아니지만, 결코 허상도 아니다. 회사 내 분위기도 분명 달라진다. 만약 시리즈 A 이후에도 창업자가 이사회 통제권을 갖는 것이 표준이 된다면, 스타트업 업계 전체 분위기가 바뀔 것이다.

이런 전환은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 왜냐하면 통제권을 지킬 수 있는 스타트업이 보통 가장 뛰어난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트렌드를 만들고, 다른 스타트업이나 VC들이 그 뒤를 따른다.

VC들이 스타트업과 협상에서 강하게 나오는 건, 계약 조건에서 밀려서 파트너들에게 무능해 보이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텀시트(term sheet)를 체결할 때 좋은 조건을 얻었다고 자랑하고 싶어한다. 사실, 많은 VC는 창업자가 이사회 통제권을 유지하느냐엔 개인적으로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양보한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을 뿐이다. 유의미한 변화가 오려면, 창업자 통제권 유지가 더 이상 양보거나 예외적인 것이 아니게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급격히 더 흔해질 것이다.

그리고 VC에게 강제로 떠넘겨진 여러 변화처럼, 이 변화도 그들이 걱정하는 만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설득력은 남고, 강제력만 줄어든다. 그리고 억지로 설득해야 하는 스타트업이 대박을 낼 일은 별로 없다. VC들의 수익 대부분은 일부 몇몇 대박에서 나온다. 바로 그런 대박 스타트업들이 이 트렌드를 선도한다.

또한, 창업자가 이사회 통제권을 갖는 게 당연시된다면, VC는 더 신중하게 창업자를 고르게 될 것이다. 회사를 창업자에게서 강제로 빼앗지 못한다면, 믿을 수 있는 창업자를 뽑아야 하니까. 그리고 애초에 그게 그들이 항상 해야 할 일이었다.

감사 인사: Sam Altman, John Bautista, Trevor Blackwell, Paul Buchheit, Brian Chesky, Bill Clerico, Patrick Collison, Adam Goldstein, James Lindenbaum, Jessica Livingston, Fred Wilson에게 이 글 초안에 대해 읽어 주시고 조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